2020년, 잎이 화분에 심어도 될 만큼 크게 자라길래 잎만 따로 떼어 내어 흙으로 옮겨 심었습니다.
2020년
흙에서 여전히 잘 자랐습니다.
ㅡ 개운죽 같지 않았어요 ㅡ 화분이 자기 원래 집이었던 것처럼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더군요.
아래 사진에서 (1)이 바로 처음 흙으로 옮겨 심은 아이입니다.
2021년
곧이어 (1)의 뿌리에서 자구 (2)가 새로 나왔습니다.
ㅡ 엄마(1) 보다 더 굵고 튼튼하게 자라는 자식(2)을 보고 자신감을 얻어 어항에 있던 개운죽 뿌리도 흙으로 옮겨 (3)(4)(5)를 추가로 잘라서 꽂았습니다.
하지만 (1) (2)를 제외한 나머지 개체는 모두 시름시름 앓다가 하나 둘 사라져 갔습니다.
2021년
(1)과 (2)만 살아남은 채 지나간 2022년과 2023년 사진은 없는데, 특별히 해준 것이 없기 때문이에요. 건조해 보이면 물 주는 것이 다였어요. 햇빛을 보여주려고 애쓰지도 않았지요. 잎에 내려앉은 먼지도 잘 닦아주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늘 지나다니면서 지켜보기는 했었어요. 오래 살아 곁에 있어주어 그 자체로 이쁘더라고요.
올해(2024년)까지 5년 동안 무한성장하며 살아남은 (1)과 (2)는 키가 커져 바람만 불어도 휘청거릴 지경이 되었어요. 특히 엄마(1)는 자기 자식(2) 보다 더 가녀린 몸으로 더 이상 지탱하기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2024년 드디어 엄마(1)의 윗부분을 잘라주었어요.
ㅡ 외떡잎식물은 생장점이 흙 가까운 아래쪽에 있어서 윗부분을 잘라주면 아래 생장점에서 새순이 날 것이기에 새 생명에 대한 작은 기대와 함께 5년 만에 과감히 이발을 시켜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