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잎이 화분에 심어도 될 만큼 크게 자라길래 잎만 따로 떼어 내어 흙으로 옮겨 심었습니다.
흙에서 여전히 잘 자랐습니다.
ㅡ 개운죽 같지 않았어요 ㅡ 화분이 자기 원래 집이었던 것처럼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더군요.
아래 사진에서 (1)이 바로 처음 흙으로 옮겨 심은 아이입니다.
곧이어 (1)의 뿌리에서 자구 (2)가 새로 나왔습니다.
ㅡ 엄마(1) 보다 더 굵고 튼튼하게 자라는 자식(2)을 보고 자신감을 얻어 어항에 있던 개운죽 뿌리도 흙으로 옮겨 (3)(4)(5)를 추가로 잘라서 꽂았습니다.
하지만 (1) (2)를 제외한 나머지 개체는 모두 시름시름 앓다가 하나 둘 사라져 갔습니다.
(1)과 (2)만 살아남은 채 지나간 2022년과 2023년 사진은 없는데, 특별히 해준 것이 없기 때문이에요. 건조해 보이면 물 주는 것이 다였어요. 햇빛을 보여주려고 애쓰지도 않았지요. 잎에 내려앉은 먼지도 잘 닦아주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늘 지나다니면서 지켜보기는 했었어요. 오래 살아 곁에 있어주어 그 자체로 이쁘더라고요.
올해(2024년)까지 5년 동안 무한성장하며 살아남은 (1)과 (2)는 키가 커져 바람만 불어도 휘청거릴 지경이 되었어요. 특히 엄마(1)는 자기 자식(2) 보다 더 가녀린 몸으로 더 이상 지탱하기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2024년 드디어 엄마(1)의 윗부분을 잘라주었어요.
ㅡ 외떡잎식물은 생장점이 흙 가까운 아래쪽에 있어서 윗부분을 잘라주면 아래 생장점에서 새순이 날 것이기에 새 생명에 대한 작은 기대와 함께 5년 만에 과감히 이발을 시켜주었습니다.
저희 집 개운죽은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ㅡ 얼마 지나지 않아(아마 한 달도 지나지 않았을 거예요) 흙에서 새 순이 돋습니다.
곧이어 줄기 중간 아래쪽 마디에서도 새순이 나고 있습니다.
엄마의 뿌리쪽 생장점에서 새 자구를 발견한지 일주일이 지났을 때였어요.
엄마의 커팅 머리카락은 줄곧 물꽂이를 해 두고 있었는데,,,,,
여기에서도 이제 새 뿌리가 하얗게 돋습니다!!
버리는 것이 하나 없는개운죽입니다♡
저희집 개운죽은 아프리카 출신답지 않게 한국의 2월 3월에도 강한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저 물꽃에서 뿌리가 난 개채는 다시 흙으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새 순이 흙에서 나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ㅡ 아니 엄마 머리 이발 한 번 했다고 새 생명 아우성이 곳곳에서 들릴 일입니까~~ 대단한 개운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