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약해질 때 들여다 보는 글
흐르는 물 위에 떠 있는 종이배와 같이, 흐르는 시간 위에 있다 보면 어디론가 가는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 사진기를 대보기도 하고, 목이 마르면 물을 떠먹기도 하고, 지나가는 물고기를 보고 반갑게 인사하기도 하지만, 문득 하늘을 볼 때면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지도를 펴들고 나의 마음을 다지곤 하는데, 오늘은 내 호주머니 속에 있는 나침판을 꺼내 볼까 합니다. 오른손이든 왼손이든 한손만 있어도 숨만 쉬고 있어도 들여다볼 수 있는 나침판을 소개합니다.
최근 "다산의 마지막 질문"이라는 책을 도서관에서 우연히 빌려 보고는, 스크랩해 둔 부분이 있습니다. 혼자 사는 이곳이 아니기에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또 한 아이의 부모로서 늘 어려움에 봉착하곤 합니다. 특히 학령기를 보내고 있는 자녀에 대한 일은 더욱 그러합니다. 공부라는 틀에 짜여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우리 아이들, 요즘은 공부라는 것에 대하여 잘하고 싶은 마음과 마음만큼 잘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좌절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나는 공부에 소질이 없는 것 같아. 그런데 왜 공부해야 해?"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다산의 마지막 질문"에서 현명한 대답을 얻습니다.
"왜 공부하는지를 알기 위해 공부한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은가? 벗이 먹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않은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답지 않은가?)
나태주 시인의 "다시 중학생에게"라는 시를 읽으면서도 마음을 청소합니다.
사람이 길을 가다 보면
버스를 놓칠 때가 있단다
잘못한 일도 없이
버스를 놓치듯
힘든 일 당할 때가 있단다
그럴 때마다 아이야
잊지 말아라
다음에도 버스는 오고
다음에 오는 버스가 때로는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어떠한 경우에라도 아이야
너 자신을 사랑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것이
너 자신임을 잊지 말아라
하나 더 있습니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조금쯤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있다면
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
다시 고쳐서 하면 된다
조그마한 성공도 성공이다
그만큼에서 그치거나 만족하라는 말이
아니고
작은 성공을 슬퍼하거나
그것을 빌미 삼아 스스로를 나무라거나
힘들게 하지 말자는 말이다
나는 오늘도 많은 일들과 만났고
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 견뎠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셈이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오히려 칭찬해주고
보듬어 껴안아 줄 일이다
오늘을 믿고 기대한 것처럼
내일은 또 믿고 기대해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제 개인의 타고난 성격을 분석해보면, 용의주도한 전략가로 전체인구의 2%에 해당하며 여성에게는 더욱 찾아보기 힘든 유형으로 인구의 0.8%를 차지하는 성격이라고 합니다. 정확하고 계산된 움직임과 풍부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으나 비슷한 부류의 사람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호기심이 놀랄 만큼 많이 있지만 이를 위해 쓸데없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체로 이러한 성격 때문에 더욱 자녀에게 요구하는 수준이 맞지 않아 갈등이 있을 확률이 높음을 이제서야 깨닫게 됩니다. 모든 사람이 나와 같지 않고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늘 유념하고 살아야겠습니다.
흔히 교사의 가장 큰 적은 교사의 과거라는 말이 있습니다. 교사는 학생 때부터 대부분 모범생이었기 때문에 수업을 잘 듣지 않거나 어려운 아이들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부모의 가장 큰 적도 부모의 과거일 수 있습니다. 아이랑 나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박노해의 시, "잘못 들어선 길은 없다"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슬퍼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삻에서 잘못 들어선 길이란 없으니
온 하늘이 새의 길이 듯
삶이 온통 사람의 길이니
모든 새로운 길이란
잘못 들어선 발길에서 찾아졌으니
때로 잘못 들어선 어둠 속에서
끝내 자신의 빛나는 길 하나
캄캄한 어둠만큼 밝아오는 것이니
지나영 교수님의 "마음이 흐르는 대로"에서 나온 클리어 와인랜드(인생의 25%를 병원에서 생활했지만 환자를 위한 비영리법인을 만들어 자신이 깨달은 삶을 전파하고 21세에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의 말을 빌려봅니다. "인생의 의미란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뿌듯해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living a life you're proud of."
또 지나영 교수님은 사람들이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비결이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그저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자세를 잃지 않고, 좌절하더라고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난 것" 오직 그것뿐이라고 하셨습니다. 유명한 성공스토리나 책에서 장기계획을 세워 목표를 향해 달려가라고 하지만, 그저 기나긴 인생을 볼 때 목표만을 위해 현재를 지나치게 희생하고 원하지 않는 곳에 에너지를 쓰며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합니다.
이어령 교수님의 "너는 누구니, 젓가락의 문화 유전자"에서의 한 구절도 곱씹기 좋은 화두입니다.
누군가 "당신은 누구요?"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만약 "나요"라고 하면 물었던 사람이 되묻겠지. "내가 누구란 말이요?" 그때 또 앵무새처럼 "내가 나지 누구란 말이요?"라고 한다면? 사람 놀리는 거냐며 싸움이 벌어질 게다. 물론 '내가 나'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분명한 사실이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군가. 나다. 그런데 '내가 나'라는 말은 내 정체를 묻는 사람에게 대답이 될 수 없다. 지금 세상에서 나라는 존재는 항상 내가 아닌 다른 것에 의해서 증명되어야 한다.
오늘은 살아있는 모든 이들에게 처음입니다. 오늘도 한 걸음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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